최고가격제 도입 한 달 만에 1조 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는 소식, 정말이지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내 정유 4사가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도 웃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국제 유가 급등 덕분에 흑자 전환이 예상되지만, 이는 일종의 '회계상 착시'일 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 상황은 단순히 몇몇 기업의 재정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우리 경제 전반에 걸쳐 에너지 가격 정책의 복잡성과 그 파급 효과를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지점입니다.
'래깅 효과' 뒤에 숨겨진 1조 원의 손실
정유업계에서 말하는 '래깅 효과'는 원유를 들여오는 시점과 제품을 판매하는 시점 사이의 시차 때문에 발생하는 이익이나 손실을 의미합니다. 이번 1분기 실적이 흑자로 보이는 것은, 사실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에 비교적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주식 시장에서 낮은 가격에 매수한 종목이 시간이 지나 가격이 올랐을 때 매도하면서 이익을 보는 것과 유사한 원리죠.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은, 이 흑자 전환이 미래의 더 큰 손실을 예고하는 신호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파악한 바로는, 1차 최고가격제 시행 기간(3월 13일~26일)에 약 3,369억 원, 2차 기간(3월 27일~4월 9일)에는 약 6,850억 원의 손실이 추정되었습니다. 합하면 1조 219억 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이죠. 이는 정유사가 원유를 구매한 가격 그대로 제품 가격을 정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수익을 계산한 것인데, 업계에서는 실제 손해 규모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웃돈까지 얹어 원유를 들여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는, 정부의 지원책이 마련된다 하더라도 당분간 정유사들의 자금 흐름에 상당한 압박이 가해질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2분기, 본격화될 비용 상승의 그림자
상황은 2분기부터 더욱 냉혹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동 지역의 불안정으로 인해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운송료와 보험료가 상승했고, 이러한 비용 상승 부담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원유 수급 불안정은 정유 공장의 가동률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에너지 안보와 가격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던 정책이 오히려 산업 자체를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최고가격제를 단기적인 물가 안정책으로만 보지만, 그 이면에는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죠.
유가 하락기에 대한 대비, 절실하다
제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바로 국제 유가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을 때입니다. 중동 사태가 진정되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진다면, 정유사들은 이미 비싸게 사들인 원유 재고 때문에 막대한 '재고 손실'을 떠안게 될 것입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유가가 폭락하면서 정유 4사가 단 1분기 만에 4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과거의 경험을 볼 때 정부와 기업 모두 미래의 위기에 대한 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단순히 현재의 가격을 통제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죠.
현재 정유사들은 비싼 가격에 원유를 들여오면서도 충분한 정제 마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수출 제한 조치로 해외 시장에서의 추가 수익 기회마저 제한된 상황입니다. 물론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석유 제품 수요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시급한 것은 유가 하락기에 발생할 대규모 손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미리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의 '회계상 흑자'는 머지않아 '실질적 적자'로 뒤바뀌어 우리 경제에 더 큰 부담을 안겨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